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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21 17:39
“물가 잡는다고 기름값은 놔두고 쌀값만 잡아” 농민들 분통
 글쓴이 : 조선낫
조회 : 4,061  

“물가 잡는다고 기름값은 놔두고 쌀값만 잡아” 농민들 분통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일조량이 부족하고 비가 많이 오면서 유례없는 흉작을 기록했다. 사진은 논이 굳지 않아 트랙터가 진입하지 못하면서 겨울 내내 방치된 논.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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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남아서 쌀값 떨어질 때는 가만히 지켜보던 정부가 물가 조금 올랐다고 쌀값 때려잡으려고 하고 있으니 이게 말이 되냐. 정작 기름값은 못잡는 정부가 만만한 농민 잡고 생색내는 거야.”

20일 경기도 여주에서 13년째 쌀농사를 지어온 전용중(41)씨는 지난 가을 베지 못한 논을 가리키며 답답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13년 전 귀농한 이후 현재까지 2억 원 상당의 빚을 졌다는 그는 “지난해 빌린 농약 값 250만원을 아직 갚지 못했다”고 말했다.

1만5천 평 농사를 짓는 전씨는 지난해는 유례없는 흉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논에 물이 흥건한 바람에 기계가 들어가지 못해 베지 못한 벼도 수두룩했다. 전씨는 “전국적으로 일조량이 부족하고, 비가 많이 와 농사가 제대로 안됐다”며 “우리 집도 쌀 생산량이 40% 떨어졌는데, 전국적으로 비슷한 수치”라고 말했다.

쌀 생산량이 줄어들자 쌀값이 바로 올랐다. 3월 5일 기준 산지 쌀값이 80kg 당 14만6960원으로 전년 동기 13만9876원 대비 5.1% 올랐던 것. 또 수확기와 비교하면 6.9% 상승했다.

쌀값이 상승하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0일 “최근 산지 쌀값 상승추세가 예년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갈수록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보유 쌀 6만1000톤을 이달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비축해 놓은 쌀을 풀어서 쌀값을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농민들은 반발했다. 전년도 쌀값을 기준으로 올해 벼 수매가를 정하는 관례상 봄 쌀값이 떨어지면 가을 벼 수매가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벼를 이미 판매한 농민들 입장에서는 쌀값이 올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는 상황이다. 봄에 농협으로부터 돈을 빌려 1년 농사를 짓어 수확한 것으로 가을.겨울에 돈을 갚는 농민의 입장에서는 생산량이 줄면서 오히려 지난해 진 빚도 갚지 못하는 형편이다. 여기에 정부미를 푸는 것은 농민들 입장에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손재범 한국농업경영인중안연합회 사무총장은 “산지 쌀값은 80kg 기준으로 전년 동기 보다 높지만 최근 5년간 수확기 평균 가격보다는 오히려 2.3%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물가상승을 이유로 정부 비축 쌀 방출을 결정한 것은 결국 수년간 쌀값 하락으로 고통 받은 농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일방적 정책추진이다”고 주장했다.

농민 전용중

경기도 여주에서 13년째 농사를 짓는 전용중(41)씨. 전씨는 "정부가 농민을 내팽겨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민중의소리

전씨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전씨는 “3년 전에 우리가 벼 40kg 당 6만5천원 선까지 돈을 받았는데, 지난해는 5만 2천원 정도 받았다”며 “가마당 1만원 이상 떨어졌는데 올 가을에는 도대체 얼마에 더 떨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전씨는 “농지 임대료를 제외하더라도 세금, 전기요금아이들 학원비까지 한달에 최소 200만원은 들어간다”며 “아직 지난해 초 농약값으로 빌린 250만원도 갚지 못했는데 ,정부가 우리 농민들 먹고 살아갈 대책은 마련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쌀값은 네 식구 기준으로 한끼 먹는데 1,000원도 들어가지 않는다”며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면 기름값이나 밀가루값을 잡아야지 왜 쌀값만 잡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2년간 정부가 쌀 수매만 함에 따라 장기보관에 어려움이 있고 가파른 쌀값 상승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정부 비축쌀 판매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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