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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10 13:05
[인터뷰] 이광석 전농 의장, “민주당이 농민에게 비수를 꽂았다”
 글쓴이 : 전농
조회 : 4,045  

“민주당의 농협법 처리는 농민 배신, 강행하면 중대 결심”


[인터뷰]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고희철 기자 khc@vop.co.kr 입력 2011-03-09 18:34:54 / 수정 2011-03-10 09:30:29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민중의소리


진보진영 대표자 신년 연쇄 인터뷰 이후 두 달 만에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의장을 다시 만났다. 농협법 개정안, 농민연대 발족, 진보진영 상설연대체 건설 등 중요한 사안들이 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광석 의장은 9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구제역 사태와 국회의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 처리 등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를 거침없이 전달했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함께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농협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농민들에게 비수를 꽂았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농협법 개정안은 농협중앙회가 자본금을 출자하여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 밑에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그동안 농민단체와 학계가 요구했던 협동조합의 연합회 방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수직적 구조다. 개정안대로라면 앞으로 농민들의 참여와 발언권은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

전농과 가톨릭농민회, 품목별 농민단체 등 30개 농민단체는 15일 '전국농민연대'를 발족한다. 이 의장은 “단체의 조직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전체 농민의 이익을 함께 추구하겠다”며 “4월에 구제역 보상, 한미FTA 철회, 농협법 개악안 철회 등 농민 현안을 묶어 공동 투쟁을 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일에는 민주노총과 전농이 주축이 된 진보진영 상설연대체 준비위원회가 발족한다. 그간 사안마다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연대에 한계를 보였던 진보진영이 일상적인 연대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은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이 의장은 이와 관련해 “노동자․농민의 민생문제 해결과 이명박 정권 반대 투쟁에 힘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광석 의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먼저 구제역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구제역이 국내 축산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소강상태를 맞았다. 농민들의 고통에 의장으로서 마음이 무겁겠다.

=일선 농민회원은 물론이고 전농 충북도연맹 의장은 소를, 충남도연맹 부의장은 돼지를 살처분했다. 구제역이 발생하면 소․돼지를 파묻고 이동제한에 걸려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주변에는 죄인이 된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상 체계도 문제가 많다는데…

=피해액의 40%인 선지급금도 보상 대상 농가의 50%가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보상금이 재해보상비로 분류되지 않아 세금까지 낼 판이다. 방역 의무사항 이행을 평가해 보상도 차별적으로 한다는데 이는 구제역을 농민 탓으로 돌리는 태도다. 철통 방어한다는 국립 축산연구시설도 발생했다는데 어떻게 구제역이 농민 책임인가?

“민주당이 농민에게 비수를 꽂았다”

-국회 농림수산위의 농협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 전농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반대 이유는 무엇인가?

=농협은 농민들의 협동조합이자 일종의 사회적 기업이다. 그동안 농협은 생산 지원, 가공과 유통 등 경제사업보다는 돈 장사인 신용사업에 급급해왔다. 농협을 경제사업 중심으로 개혁하라는 것은 농민들의 오랜 요구다. 그런데 농민들의 이런 요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예 돈 장사를 대놓고 하겠다 개정안을 내놓았다. 농협을 금융지주회사와 경제지주로 나눈다면 결국 큰 돈을 버는 금융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효율을 추구하겠다는 말도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회 농림수산위원장은 민주당 최인기 의원이다. 민주당은 농민단체에 이번 임시국회에서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는데…

=농민단체 사이에도 농협 개혁에 입장 차이가 있었지만 민주당이 요구해 농민 단일안을 만들어 제출했다. 요지는 협동조합 본연의 정신에 맞춰 경제사업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당이 여당과 함께 처리한 안에는 농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상임위 전날 이철우 사무부총장도 이번 국회에서 농협법을 개정하지 않는다고 약속했고, 최인기 위원장도 내게 직접 전화해서 ‘안심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입장이 바뀌었다. 민주당이 농민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민주당이 농민과의 약속을 깬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동안 반신반의하면서도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키워왔는데 완전히 무너졌다. 국회 안에서 여당과 주고받기를 하며 농민들의 이익을 묵살하고 농협법을 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는 10일 본회의에 농협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인데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

=8일 도연맹 의장들과의 회의에서 전농 전 조직이 투쟁하기로 결정했다. 9일과 10일 전국의 각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할 것이다.

-민주당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

=어제 민주당사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났으나 법안 유보를 확답하지 않았다. 분명히 경고한다. 민주당이 끝내 농민을 배신한다면 향후 선거정국에서 전농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다.

“농민연대 출범은 조직 이기주의 버리고 농민 대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민중의소리

-15일에 전농과 가톨릭농민회, 품목별 단체 등 30여 단체가 모여 전국농민연대를 발족한다. 어떤 의의가 있나?

=그동안 농민들이 투쟁하며 조직이기주의 앞세운 부분이 없지 않다. 30개 단체가 힘을 모아 전체 농민의 권익을 추구해 나가겠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농업 선진화’ 정책 앞에서 중․소농은 견딜 수가 없다. 함께 싸워야 한다.

-농민연대 차원에서는 어떤 사업을 구상 중인가?

=앞으로 제안하고 토론해야 한다. 우선 4월에 농민연대 주최로 구제역 대책 마련, 쌀값 보장, 한미FTA 철회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려고 한다.

-4월 집회에서 농협법 개정 문제도 다뤄지나?

=물론이다. 투쟁하고 요구해야 할 농민 의제가 너무 많다.

-오는 17일에는 민주노총과 전농을 주축으로 한 상설연대체 준비위가 출범한다. 노동자․농민 대중단체가 중심이 돼 연대조직을 건설한 것은 오랜만이다.

=추진 과정에서 진통도 겪었으나 상설연대체는 말 그대로 항상 같이 하자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노동자, 농민의 민생 현안을 같이 극복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존권 투쟁과 이명박 정권 반대 투쟁을 적극 전개할 것이다.

“2012년 반드시 정권 심판하고 재집권 막겠다”

-상설연대체 결성, 농촌의 민생 문제 등이 모두 2012년 정세와 맞물려 있다. 전농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농민들에게 2012년은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다. 정부여당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런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그러다보니 중앙과 마찬가지로 지역도 연대연합 분위기가 높다. 어떻게든 내년에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를 만들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해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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