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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9-29 11:27
누구를 위한 직거래장터인가 ... 운영실태 '엉망'
 글쓴이 : 전농
조회 : 4,415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24234 [597]

누구를 위한 직거래장터인가 … 운영실태 ‘엉망’

장터 들여다보니 농민과 관계없는 법인 업체 입점 ‘수두룩’
내년 직거래 법 시행되면 더 문제 … 상인도 직거래 가능해지는 법적 근거 생겨

안혜연 기자  |  yha01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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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5  10: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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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안혜연 기자]

  
▲ 과천시 경마공원 바로마켓. 입점해 있는 업체의 절반이 가공식품 등을 판매하는 법인 업체로, 농민과 관련이 없다.

농축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입하자는 취지로 개설된 직거래장터의 운영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는 농사를 짓지 않는 업체가 입점해 있는 경우가 흔하고, 운영주체는 상품 구색을 명목으로 이를 방관하거나 심지어 수입산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업체에게 입점 허가를 내주기도 했다.


문제는 내년 6월 직거래 법이 시행되면 기업이나 업체가 직거래장터에서 떳떳하게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는 점이다. 지금껏 직거래장터에서 암묵적으로 영업을 해오던 업체들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다.


매주 수, 목요일마다 직거래장터가 열리는 과천시 경마공원 바로마켓. 이곳에 3년 전 입점해 농산물을 판매해오던 농민 최모씨 부부는 지난 2013년 농협중앙회에 바로마켓 실사를 요청했다. 마켓에 입점해 있는 단체가 실제로 농사를 짓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실사 결과, 업체의 50~60% 정도가 농사를 짓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부터 바로마켓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는 수입산 콩으로 된장을 만드는 ㄱ업체를 입점업체로 선정하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입점 신청 서류에 수입산 콩으로 만든 된장을 판매한다고 분명히 명시했으나, 서류가 통과된 것. 이후 ㄱ업체는 바로마켓 자치회에 의해 퇴출당했다. 바로마켓 운영규칙에 의하면, 일부 수산물을 제외하고는 수입농축산물 판매는 절대 금지된다.


최씨는 이와 같은 문제와 더불어 실사 후 일부 입점 업체의 대표자명이 올해 갑자기 바뀐 점, 퇴출자를 재입점 시킨 점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농식품부에 법인연합회가 운영주체로 합당한지 판단해 달라는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고, 현재 최씨는 감사원에 이 문제를 의뢰한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최씨 부부는 법인연합회에게 ‘미운 털’이 박혔고, 입점 업체가 써야하는 서약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3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최씨는 이 결정에 불복하고 영업을 이어갔다. 이에 법인연합회는 추가 벌점을 부과, 최씨는 바로마켓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직거래 법, 상인들에게 날개 달아주는 꼴


문제는 내년 6월 직거래 법이 시행되면 이와 같은 상황이 법적인 보호 하에 더욱 성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공포된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농산물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거나, 중간 유통단계를 한 번만 거쳐 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생산자로부터 농산물의 판매를 위탁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거나, 생산자로부터 농산물을 구입한 자가 이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도 직거래로 인정하고 있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만든 직거래장터가 생산자와 관계 없는 업체의 판매처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돼 있는 것이다.


최씨는 “농촌의 어려운 실정에서 직거래장터는 농가의 희망이자 중요한 생계 수단이지만, 기업이나 법인 등 대형업체로 대체될 우려가 많다”며 “지금 실정도 이 모양인데 직거래 법까지 시행되면 어떻겠나. 직거래장터는 원 취지대로 실질적으로 농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