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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20 12:24
농협 계통구매, 무엇이 문제인가농협 계통구매,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글쓴이 : 전농
조회 : 4,029  
[ 기획 연재 ➊ ] 농협 계통구매, 무엇이 문제인가농협 계통구매,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전빛이라 기자  |  bitira10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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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15  11: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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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전빛이라 기자]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농가마다 비료, 농약, 멀칭비닐 등 농자재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구입 기준은 단연 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이겠지만 지금의 농촌 현실에서는 이같은 제품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해마다 폭락하는 농산물값에 어떻게든 생산비를 줄여야 하기에, 농민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농자재를 구입하는 것만이 최선인 상황이다. 조합원들의 과도한 농자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990년 도입된 농협의 계통구매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계통구매는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각 지역에 필요한 물량을 한꺼번에 구입함으로써 입찰 또는 단가계약을 해 농자재 값을 낮추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금 농촌 현장에서는 계통구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지역농협이 판매장려금을 농자재값을 낮추는데 사용하지 않고 수익사업으로 삼고 있다는 의혹, 이로 인해 농자재를 시판상보다 오히려 더 비싸게 팔고 있다는 의혹이 지역농협에 대한 불신의 시초다.

이에 농협 계통구매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실제 시판상과의 가격차이는 얼마나 나는지, 이같은 불신을 불식시킬 대안은 없는지 계통구매 제품 가운데 비료·농약·비닐을 꼽아 비교·분석하며 5회에 걸쳐 알아본다.

 

무기질비료는 환율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농협 계통구매 무기질비료, 즉 화학비료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2012년 관련 보조금이 없어지면서부터 무기질비료는 입찰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11월 농민들이 각 지역농협에 필요 물량을 신청하면 그 물량에 맞춰 가격이 책정된다. 농협은 업체별·품목별 원가 조사 후 입찰에 들어간다. 농협중앙회는 운영비와 공급 제비용, 중앙회 수수료를 떼고 지역조합에 넘긴다. 이를 조합인수가격이라고 한다. 인건비 등 운영비 6.5%, 공급 제비용 2.5%, 나머지 중앙회 수수료를 합하면 모두 10% 정도가 된다. 입찰가에 10%가량을 가산하고 조합에 인수하는 것이다.

올해 대부분의 비료값이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환율변동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농협중앙회의 설명이다.

농협중앙회 자재부 비료팀 관계자는 “비료는 대부분 천연광물이 원자재이기 때문에 원유가와 크게 상관이 없다. 오히려 곡물가격에 따라 움직인다”며 “국제원유가 하락에 따라 운송료가 절감되면서 지난해 10%이상 가격을 낮춘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환율에 따라 가격이 3.5%인상될 전망이었으나 재고물량이 있어 1.9%만 인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업체들은 입찰 기준가격을 내년도 가격 전망치로 잡는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비료정보지를 주로 참고한다.

물론, 물가인상률도 포함해 입찰에 들어간다.

 

판매장려금, 제조업체 반발 때문에 폐지 못한다?

계통구매 판매장려금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계통구매 모든 품목에 판매장려금이 존재하지만 우선 농약의 경우를 예로 들면, 농협중앙회가 농약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때 각 업체로부터 5%의 판매장려금을 받는다. 이는 물량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제품을 일정한 물량 이상 판매한 지역농협에 지급된다. 즉, 많이 팔면 지원금을 더 많이 받는 구조다.

대량 판매가 불가능한 소규모 농협들은 지역연합구매사업단을 만들어 물량을 모아 판매장려금을 받고 나누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판매장려금을 적게 받는 지역 농민들은 같은 농약을 더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농협이 판매장려금 사용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니 이를 지역농협 수익으로 포함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 일쑤다. 시판상보다 계통구매 가격이 더 비싼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

현재 농협 계통구매를 통해 판매되는 농약 품목은 1,000여 가지. 일부 품목은 가격이 높을 수 있지만 1년 단일 가격 원칙인 농협 특성상 계통구매가 더 저렴하다는 것이 농협의 주장이다. 농협중앙회 자재부 농약팀 관계자는 “시판상은 현금 또는 덤핑으로 가격이 수시로 바뀐다. 또한 농협에서 판매되는 농약은 저렴하게 팔고, 나머지는 비싸게 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판매장려금은 제조업체 반발로 폐지를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약 계통구매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50% 미만이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시판상 공급가격도 고려해야 하다보니 판매장려금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기존에는 판매장려금이 20% 수준이었지만 농협이 계속 없애자고 주장해온 결과 현재 5%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사실 농협은 판매장려금으로 마진을 남기기 어렵다. 수익을 잡는다 해도 공급 제비용에 미치는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판매장려금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면서도 농협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 농약 제조업체 관계자는 “판매장려금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만만치 않지만 농협이 그렇게 말한다면 더 이상 판매장려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계통구매 제품은 시판상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공급된다”며 “농협입장에서는 가격을 낮춰 공급하려면 판매장려금이 필요할 것이다”며 말을 줄였다.

비닐은 단가계약, 전국 같은 가격에 공급

하우스 비닐, 멀칭 비닐 등 비닐의 계통구매 방식은 단가구매 방식으로 이뤄진다. 중앙회가 업체와 직접 가격을 협의하고, 지역농협이 필요 물량을 업체에 말하면 중앙회와 협의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비닐은 특히 국제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올해 모든 비닐류 가격이 큰 폭으로 인하됐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계약단가가 낮아진 것이다. 이때 업체로부터 받는 ‘계약이용장려금’이라는 이름의 판매장려금은 지역농협에 전액 환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