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광장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전국 농민대회가 열렸습니다. 우리지역에서도 농민 60여명이 2대의 전세버스를 타고 상경투쟁을 했는데요, 집회에 참가한 김두레(목원대 경제학과 휴학, 현재 농장근무)씨가 참가기를 사진과 함께 보내왔습니다.

  
 
식량주권. 여러분은 이 말이 익숙하신지요? 식량주권(食糧主權)이란 ‘생태계에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건강하고 문화적으로 적합한 식량에 대한 민중들의 권리이며, 민중들이 자신의 고유한 식량과 농업체계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합니다. 즉, 안전하고 올바른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는 우리들의 권리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열린 쌀 전면 개방 반대에 대한 농민들의 집회에 참여했습니다. 전국에서 온 농민들과 함께 쌀시장 전면 개방 반대와 식량주권을 지키자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 외침 속에 의문이 들더군요. 왜 쌀시장 전면 개방에 대해 농민들만 싸우고 있느냐는 의문이었습니다. 식량주권은 농민만이 지켜낼 것이 아닌 소비자가 함께, 아니 소비자가 더욱 나서서 지켜야할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안전한 식량과 좋은 먹거리의 제공은 소비자에게 더더욱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큰 의문은 바로 식량주권을 보호할 책임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부 주도 아래 연달아 체결되는 FTA와 개방정책으로 우리네 먹거리는 개방된 거대한 시장 속에 속수무책이 될 것입니다. 제 값을 받지 못하는 농산물과 불안정한 수급으로 인해 농민은 농사짓기 어려워지고, 그 불안정함의 결과는 바로 우리의 식량주권이 외국시장에 맡겨지는 것입니다.

며칠 전 보았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의 붕괴, 그리고 전 세계적인 식량부족 상태가 된 미래의 배경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사실 식량부족이란 단어가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현재 우리는 풍족한 먹거리의 시대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풍부한 먹거리가 점점 우리의 흙과 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땅에 의존되어 간다면 우리는 식량주권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만약 식량주권이 해외에 의존된 가운데 식량부족의 시대가 온다면 ‘식량전쟁’, ‘식량무기’라는 말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올 문제가 될 것입니다.

  
 
참 간단하면서도 어렵지만 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 바로 우리의 먹거리입니다. 안전하고 좋은 것을 먹고 싶은 우리와, 피와 땀으로써 우리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민에게 필연적인 이 식량주권의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이루어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 먹거리와 농산물을 거둬낸 농민이 합당한 값을 받는 것,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먹거리를 얻는 것, 안정된 농산물과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농업정책과 건전한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은 정부와 농민, 소비자가 함께 책임져야하는 우리들의 주권입니다. 오늘 집회 속 농민들이

분노하고 울부짖는 소리는 농민의 딸이자 소비자의 한사람인 저로서 참 씁쓸하고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이젠 우리가 함께 분노하고 울부짖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yes무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